슬기로운 주점생활 2nd
굿데이, 밤킹 유멉니다.
이야.. 이틀 연속으로 쉴려니 엉덩이가 근질근질 하네요. 역시 이불밖은 위험한게 맞나 봅니다. 뭐 한번 에피소드를 또 풀어보도록 하입시다...! 이번엔 그간 다녀온 술집 주인분들 두명과 단골익명, 그리고 유흥주점에서 일할때 본것도 살짝 알려드리겠습니다.
1. 야이 XX놈아, 그걸 왜 버려 왜!!! 빨리 다른 그릇에 옮겨담아서 다시 처내가면 되잖아 !!
음 전편을 읽고 오신분이라면 살짝 감 잡으셨을 겁니다. 마른 안주 재활용 하지 말라고 용기 내어 소신 밝힌 학생 알바분을 보란듯이 내쳤던 그 점장 맞습니다. 악질이지요.. 먹는 걸로 장난질을 참.. 참고로 이분은 인정머리가 없듯 머리도 없답니다. 새알머리셔요. 헤어 나올 수 없는 그의 매력이란..
사실, 이 분도 처음부터 영업방식이 구차하고 더러웠던건 아닙니다. 건물을 공동 명의로 두고 믿음 하에 같이 장사하시던 형님이 한분 계셨는데, 이분이 대머리 사장님도 모르시는 사이 가게 지분 일부를 매각해버리셨거든요. 비트코인 사려고. 결과는 다들 아시죠? 많은 분들이 한강 찾아 가즈아를 외쳤던..
???: 이야 ㅋㅋ 비트코인 저거 드디어 내려가네?
???: 너도 좀 내려가아아!!!
그 사람도 비코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중 한명이었고 대머리 점장과 이 일로 가게안에서 영업시간에도 술병깨고 고함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대머리 : 형이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형이 나한테 어떻게!!!!!
통수갑: 야인마, 이게 다 계획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 이거 금방 복구 될거라니까??(당시는 또 하향가) 그리고 너 이 ㅅ발새끼 형한테 말 버릇이 싸가지 없게 그게 뭐야!!!!!
대머리: 이거 ㅅ발 ㅁ친거아냐 진짜 , 아니 비트코인을 대체 왜하는 거예요 형!!!!!! ㅅ발 형 정신차려요 형!!!!!!!
햐~ 이걸 경찰을 불러 말어.. 몇날을 그렇게 고민했는데, 어느 날부터 그분이 가게에도 안찾아오고, 대머리가(대머리신분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연락을 해도 전화도 안받고 카톡은 읽지도 않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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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트코인 환전소를 규제하기전, 기가막히게 단타를 치고 튄거 같다고.. 같은 홀 서빙 선배가 저한테 말해주더군요. 못해도 11억은 땡겼을 거라고.. 흐미..
가게 지분 떼간 돈 갚기는 싫으니 그냥 고대로 잠수타버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대머리에게 전해줬을 때, 순간 제 눈앞에 서 있는게 사람이 아니라 익룡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얼굴도 시뻘개져서는 비명을 지르더군요. 처음으로 그에게 측은지심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게 왜 공동명의로 장사를 하셨는지? 이바닥에서 통수 한 두번 당해보셨을 분도 아닐텐데.
결국 어떻게 되었냐구요? 헬피엔딩 입니다. 대머리는 가게지분 100퍼를 다시 확보 하기 위해 사비를 태워야 했었고, 그 과정에서 구두쇠질이 극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받는 팁이 대머리 주머니에 10원 한장도 남김없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야근 수당은 당연히 못 받았으며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행위를 시작하게된 시발점이었습니다.
음지에서 장사하는 유흥업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방을 익명들에게 예약시켜 자리를 만들고, 그 가운데 중매역할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척봐도 미성년자로 보이는 아이들에게도 술을 팔았습니다. 담배 심부름도 친절히 해주더군요. 미성년자를 상대로 그외 다른 몹쓸짓은 안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ㅆ이팔 더러워서 구역질이 나네요.
정말 개같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그인간한테 살면서 진 빚이 있었기에 차마 일을 그만둘때 경찰에 신고는 못했습니다. 제가 나중에 죽었을때 지옥에 가게된다면 아마 이때문일지도 모르죠 뭐..
이분은 현재 돈상환 다하고 아주 잘~먹고 잘~ 살고 계십니다. 5일전이 이분의 생일 이었던지라 찾아뵌적이 한번 있었는데 뱃살도 훨씬 늘었었고... 곧 결혼도 하신다고 하더군요. 올해로 49세십니다. 형수님 되실분 사진보니 서른살 중반도 안되는것 같건데... 꼭 제 큰누나 뻘 되보이더군요. (전 누나가 둘입니다.) 물론 물질적으로 능력있는 남자가 젊은 여자와 결혼하는게 절대 문제가 되는건 아니지만, 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전 그녀에 대해 걱정부터 앞섰죠..
대머리가..아직 자기 가게에 자리 있으니 빨리 돌아오라고도 합디다.. 그땐 미안했다면서요. "담배나 피면서 얘기하자. @@아, 너 혹시 아직도 담배 안배웠냐?"고 하시길래 오늘밤 당직서야한다고 말하고 서둘러 자리 피했습니다. 이미 성품의 바닥을 보았기에, 아무리 제가 그에게 진빚이 있다고 한들 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참고로 전 담배를 싫어합니다. 건강에 나빠용)
대체 무슨 빚을 지었길래? 하실 수 있는데.. 제가 집안이 풍비박산난 상태였을때, 길거리를 방황하다 숙식이란 조건이 있어 설거지 알바로 잠시 들어왔다가 알게 된 사이였거든요. 그때 가 제가 고등학교 갓 입학 할 때 였는데, 제 상황을 다 듣고 난 그 대머리가, 가불로 돈을 5달치를 줘서 제가 교복도 샀고 각종 학용품 및 필수 용돈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급 4천원이라는 노예 계약을 맞은건 안 비밀. 주점에서 미성년자는 무슨 일을 하던 고용금지라는 것도 안 비밀)
한번은 제 급우중 세명이 제 상황을 어찌 알게되었는지 집요하게 놀리더군요. 부모잃은거지 라구요. 한달 넘게 이어진 조롱속에 욱한 마음에 한 친구 얼굴을 발로 찼는데... 그게 그만 그 친구 오른쪽 눈을 크게 부상 입힌 겁니다. 눈이 옆으로 크게 찢어져 봉합수술을 해야 했고 제겐 그비용이 있을 턱이 없었죠. 결국 감방에 가게 되었습니다. 소년법이고 뭐고 소용없더라구요. 형량나오면.. 그냥 들어가는 겁니다. 합의를 볼수도, 합의를 해달라고 할 사람도 주변에 아무도 없었거든요. 저 또한 그럴 맘도 없었구요...
인생을 포기할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그 대머리가 제 담임께 얘기를 들었던 건지.. 수술비, 합의금 등등 다포함해서 1500만원을 내줬더라구요? (당시 학생조사때 보호자 성명이랑 지내는 곳에 '우리집'을 적을 수가 없었던 상황이라 설거지하고 숙식하던 지하방 주소를 적었거든요.. 그쪽으로 편지가 갔나 봅니다.) 저 보러 면회오고, 피해자 학생분 부모님들이랑 합의까지 대신 봐주시더라구요. 그렇게 풀려났습니다.
유치장에서 나갈때.. 피해자 부모님들이 제 등뒤로 하신 말, 애미애비없으니 저렇게 밖에 살 수 없는 거야 라고 하셨을 때. 제 뒷목을 한 손으로 꽉 조이시며 조용히 참으라고 그때 대머리가 말했습니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울지도 않았던 제가 그날 밤 소리없이 운 이유가, 가게 마감 전 대머리가 저한테 와서 이렇게 충고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때 죽기는 싫었지? 그럼 앞으로 더 ㅈ같이 살아야 할거야"
살려면 악바리처럼 살아야 한다는 거겠죠?
대머리도 네 살 어린 동생이 있었는데, 국민학교 2학년 때 풍물시장으로 엿사먹으러 갔다가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제가 길바닥에 앉아있던 모습이 꼭 엿사올때까지 여기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던 동생모습이랑 비슷한거 같아서 그냥 모른척 할 수가 없었다고 하대요. 그 뒤로 입대 하기 전까지 아빠처럼 정말 의지했었는데 비트코인 사건 이후로 모든 믿음이 한 순간에 무너져서 받아들이기도 힘겨웠습니다. 그때 내준 돈도 혹시 저런 비열한 행위로 번 돈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구요.
참 씁쓸합니다. 담배는 안피지만, 가끔 아저씨 아줌마들이 왜 피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제가 길바닥위에서 살다 객사할 수도 있었던 운명에서 구해주고, 고등학교도 무사히 졸업하게 해준 은인이자 내 인생 최고의 롤모델 이었던 분이, 세상에서 제가 제일 혐오하는 미성년자를 상대로한 범죄자라는 사실이 참 무겁습니다.
그분과 거리를 둬야 하는 건 알지만, 참 씁쓸합니다..
2. 그럼 @@이는 갈 데가 없는 거네? 나랑 같이 살까? 밥만 할 줄 알면 되는데...
고등학교 졸업후, 생일도 지난 저는 이제 당당히 주점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제가 머물던 지하방과 위층 플로어를 잇는 공사를 대머리가 추진하려 했다는 거죠.. 아주 큰 리모델링 공사를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결국 전 다시 길거리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게 카드한장 주시며 어디 공사끝날때까지 찜질방에라도 가있으라 하셨지만 전 괜찮다며 거절했습니다.
"ㅈ도 없는 거지ㅅ끼가 주는 떡을 ㅈ으로 치네?"
대머리가 잠깐 생각하더니, 그럼 자기가 아는 옛 직원들중 자취하는 애들이 여럿있는데 상황 설명해줄테니 몇 주 가있으라고 합디다. 지금이 겨울인데, 얼어뒤지기 싫으면 지랄말고 시키는대로 하라면서요ㅋㅋ..
그래서 처음 에 소개해준 분을 찾아가봤는데, 이 형은 당시 대학생이셨고 졸업까지 한 학기만 남았던 상황이라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도저히 같이 지낼 엄두가 안난다고 대머리한테 다음날 말했습니다ㅋㅋㅋㅋㅋ..ㅠㅠ
다음 집에 찾아갔을 땐 한 아주머니가 반기시더군요. 근데 이 분은 짐정리하시고, 다른 원룸으로 옮기시려고 방알아보시던 상태셨습니다. 역시 짐이 되긴 싫어서리.. 대머리한테 안되겠다고 했습니다 ㅋㅋ
"야이 시 ㅂ놈아 그럼 짐이라도 들어드리고 와!"
"예?"
"사내새끼가 고추달고 태어났으면 그정돈 해야지 . 짐다 나르기 전까진 돌아올 생각도 마."
가만 생각해보니 아예 짐꾼으로 일시키려고 저 보낸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이사하려고 준비중이신 분한테 저좀 얹혀살게 해달라고 보낼리는 없잖아요. 이런 영악한 대머리 ㅡㅡ..
뭐 그건 그거고. 짐은 다 날라드렸숨둥.. 오케이 사인 받고 돌어온 제게 한 주소를 더 가르쳐 준 대머리는
"너도 이제 애새끼가 아니니까 앞가림은 똑바로 할 줄 알아야 한단 말이야. 어?"
"너 처음에 찾아간 대학생 자취방 기억나지? 걔이름이 ##인데, 처음엔 ㅅ발 너보다 더 답없는 새끼였어. 근데 지금은 대학 졸업을 준비 중이야. 그것도 수도권내 학권인데 ㅅ발 이게 말이된다고 생각하냐? 저새낀 ㅈ중딩ㅅ끼가 오토바이 타고 다닐때부터 내가 떡잎을 알아봤어 ㅅ발ㅋㅋㅋㅋㅋ내따까리 할때가 어제같은데 시간 참 ㅈ나 빨라 "
"그리고 그 아줌마, 한 5년넘게 우리 화장실이랑 지하방, 니 살던데 청소하신 분이시거든? 근데 이번에 ㅅ발 그간 저축해둔 돈으로 시장에서 장사한번 해보시겠다고 이사하시는 거야. 너였으면 ㅅ발 돈꼬박꼬박 들어올때마다 저기저뭐야, 피시방이나 쏘다니고 에라이 븅신새꺄ㅋㅋㅋ 돈은 그렇게 굴리는게 아니야, 알았냐 ㅅ발?"
하 .. 진짜 ㅈ같은 대머리 새끼.. 한때는 정말 존경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씁쓸합니다.
..뭐 아무튼 새로 받은 주소들고 다음집 찾아갔습니다.
저 고3담임이 서른 한살 이셨는데, 딱 그정도 나이이신 듯한 누나 한명이 문열어주더라구요. 대머리한테 연락방금 받았다고 들어오랍니다.
누나도 대머리밑에서 휴학내고 홀서빙알바랑 청소 반년간 했었다면서 요즘도 그 문어 일 빡세게 시키냐고 대뜸 묻더라구요ㅋㅋ
전 잠깐 동안이지만 아주 행복한 뒷담 타임을 가졌습니다. 설거지 정말 많이 시킨다고, 그래도 월급은 참 짜다구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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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정은 대머리한테 들어서 알고 있으니 더 말안해도 된다네요. 음 대머리가 입은 누구보다 험해도 눈치나 배려심은 깊었습니다. 그랬던 분이 왜 그지랄을 했던건지 ㅅ발 잊고있었는데 글쓰면서 또 화가나네요
제가 아무말 안하고 그냥 서성 거리고 있으니까 누나가 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럼 @@이는 갈 데가 없는 거네? 뭣하면 나랑 같이 살까? 난 네가 밥만 할 줄 알면 되는데..."
누나는 밥을 잘 못한다네요.
사실 이때 제가 좋다면 좋다, 싫다면 싫다라고 의사 표현을 했어야 했는데 대답을 못했습니다. 괜히 먼저 말 꺼내준 누나만 제 대답 기다리다가 뻘쭘해졌음..
전 몇주만 신세지겠다고 했습니다. 군대도 가야하는 입장이니.. 누나도 알겠다고 했구요. 대머리에겐 바로 전화했습니다. 허락받았어용!
"어 그래. 뭐 필요하면 말하고."
"옙"
"그리고 @@아."
"옙?"
"너 ㅅ발 둘이서만 같이 있다고 해서 ㅈ같은 생각하면 안되는 거야. 알지?"
"예?"
(부엌에서 쌀씻다가 누나가 소리듣고 아 뭔 ㅈ같은 소리에요 ㅆ이이발!!! 하고 소리지름ㅋㅋ 대머리밑에서 일해보셔서 그런가 누님도 입이 걸쭉할땐 대머리 못지 않음)
"하긴 뭐.. 아니다, 넌 ㅂ신중에서도 ㅅ븅신이니까. 암튼 공사 한 3주정도 걸릴거같거든? 꽁처리 ㅈ빠지게 빨리 할거니까 니도 그때되면 부를게. 그때까지 + +한테 폐끼치지말고 쥐새끼 뒤진거처럼 조용히 있어라"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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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김치조림을 해주셨는데 무슨 된장이랑 양파무침맛이 나더래요? 꽁치 맛이 안나..
"저기 누나"
"?"
"나 꽁치 완전 좋아하는데. 이건 꽁치 맛이 아녜요"
"ㅋㅋ그래서 물었잖아 난 네가 요리만 잘하면 된다니까."
"그게 진짜였어요?"
"그럼 네 같은 꼬맹이 상대로 누나가 구라라도 치겠니ㅋㅋ"
음 난 꼬마로 보인다는 거구만.
.. ㅠㅠ 누난 나한테 여자였는데.. 누나가 저보다 조금 키는 작아도 태연님을 좀 닮았었어요. 그냥 이뻤습니다. 몸매도 단아하시고.. 딱히 제가 다른 마음을 먹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존심에 스크래치는 났었죠. 나도야 이제 성인이란 말이오! 하고 되도 않는 자존심좀 부려보고..
다음 날 아침부터 밥은 제가 했습니다. 김칫국이랑, 된장찌개랑, 조림류 반찬이랑 장아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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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갑자기 이 얘기를 왜하느냐? 바로 누나가, 그렇고 그런 노래방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셨습니다.. 졸업하고 부모님돈이랑 헤어지기전 남친돈, 그리고 대출까지 땡겨서 2년전에 가게 하나 냈대요. 학자금 조금만 갚으려고 잠시 몸팔았었다가 아예 말뚝까지 박은 케이스였습니다.
누나 가게는 제가 이 주 동안 잡역부로 일했던 곳이기도 하구요.
대머리에게 들어서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현장을 직접 보니 좀 많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방금전까지 통성명하고, 요즘 유행하는 연예인얘기, 코미디 프로 얘기하면서 같이 웃고 떠들었던 누나들이 제 아빠, 삼촌 뻘되는 익명들과 같이 있었으니까요. 익명들이 충분히 즐기고 나간뒤 방을 치울때는 더 가관이었습니다. 쓰레기는 둘째치고 말하기 싫네요.
..제가 얹혀사는 집 누님은 저보고 애들은 안봐도 되는거라고 가서 과일이나 썰라고 덤덤히 말하곤 했습니다.
와 근데 가끔은 도우미 누나분들도 펑크내고 일안오시더라구요.. 사전에 공지없이. 이경우엔 털털했던 누님도 분노하시며 특유의 걸쭉한 발음으로 육두문자를 구사하셨습니다.
"이 ㅁ친ㅅ발년이 그럼 전화를 미리 하던가 그래야 어디가서 한ㄴ을 쳐 구해오던가 아 ㅅ발!!!"
지킬앤하이드 박사도 아니고 무서웠습니다.
이런날이 한번 있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이 두번은 있었던 것 같네요. 가게를 새로 오픈하고 입지가 확실 하지 않아서, 선수 영입에도 애로사항이 있었고 힘들게 들인 누나들 유지하는데도 애먹었다고 합니다. 그럼 갑작스레 선수가 비면 어떻게 하냐구요?
어쩌긴 뭘 어째요. 카운터는 제가 대신 맡고 누님이 대타로 들어가야죠 뭐.. 참고로 방마다 cctv화면이 있습니다. 보안 및 방법용으로 설치한 건데.. (말은 이렇게 해도 단속뜨면 바로 알림보내려는 겁니다) 제가 카운터를 맡을때는 누님이 항상 누님이 가는 방만큼은 화면을 끄고 갔습니다. 도중에 단속이 나온다던가, 익명이 난동을 부릴 가능성도 있기에 평소의 저였더라면 화면을 키고 가시는게 낫지 않냐..라고 했을 테지만 이때는 걍 아닥하고 있었습니다. 이젠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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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간혹 진상들중에 가게 cctv영상을 돈주고 사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씀두리자면, 이건 돈을 얼마나 주시던 가게 규정상 보안목적으로 설치한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해당 영상에 나온 분들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하는건 불법이기 때문에 안됩니다. 심지어 경찰조차도 영장발부 받고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았을 경우에만 자료를 회수해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오직.. 가게 주인만이 자신의 소유물임을 적제적소에 과시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바보같은 요구는 하지 맙시다. 전 저런분만 3분 봤습니다. 안타깝네요.
이 누님이 대타를 뛰시고 난 날에는 항상 스피커로 방안이 울리게 노래를 틀었습니다. 엠씨몽의 서커스랑.. 제시카의 인생은 즐거워. 딱 이 두곡만 무한반복 시켜놓아요. 제가 한 밥도 입에 안대구요.. 그냥 노래틀고, 그대로 엎어져 있기만 합니다. 다음날 출근하러 갈때까지..
저 두 곡을 몇 년 전에는 그냥 흥겨워서 따라 부르고 많이 들었는데... 요샌 이상하게 목이 좀 매이네요. 가사도 더 악에 받쳐 보이고. 참고로 누님이 있을 때엔 저 두 노래 절대 안 듣습니다. 좋은 기억은 아닌 것 같아서요.
뭐.. 이분도 대머리랑 마찬가지로 요새는 잘 지내십니다. 결혼도 하셨고. 얼굴에 주름이 조금 늘긴 하셨지만 화장을 옅하게 하시니 오히려 더 은은하게 이뻐 보이시더군요. 애는 아직 없다네요. 사진보니, 남편분도 키크고 잘생기셨습니다. 가게는 식전에 처분했고, 그간 벌은 돈을 굴려볼 요량으로 요새는 주식을 공부중이랍니다.
.. 그 남편분도 인생..참... 뭐.. 제가 할 말은 아니지요, 그치요..
3. 끝으로, 한 단골익명얘기를 마지막으로 이번 무거웠던 애피소드를 끝내겠습니다.
이분은 어느 한 회사의 과장정도로 보이시는데.. 유독 2번 누님(선수 누나들 6명중 가장 통통한 스타일이었음)을 굉장히 편애하셨던 분입니다. 혼자서라도 노래(?)부르러 자주오시고, 둘이 2차도 많이 나갔었거든요. 그러다가 어느날 2번 누나 말에 의하면 아저씨가 누나한테 고백을 했대요. 자기와 진지하게 만나볼 생각 없냐고. 지금처럼 힘들고 위험한일 그만두고 자기에게 오라고 했답니다. 누나도 돈많고 자기 좋아라 해주는 남자 물면 아무렴 뭐 어때, 이런 반응 이었대요. 근데..
이 누나는 조금 상황이 복잡했던게, 빚을 지고 팔려나왔었던 상태였더랍니다. 올해안에 얼마만큼 원금을 갚지 못하면 지방으로 또 팔려갈 수 밖에 없다더군요. 2호 누나가 이 얘기하는데 마치 남 얘기사 하듯이 덤덤하게 말하더군요. 자기도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빛을 갚아 나갈 수가 없대요. 대체 어떻게 저랑 평소에 웃고 떠들 수 있었던 건지 도통 제 머리로는 이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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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이 이렇게 무서운 거예요. 저도 그 무서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큰 아버지, 큰 할머니께서 잘 알려주셨지요..
2호누나는 크고 자잘한 사채는 물론이고 2금융 3금융 같이 제가 들어보지도 못한 곳에서도 돌려막기식으로 돈을 많이 빌렸었더래요.
과장 아저씨께 제가 이 얘기를 전해드렸을 때, 전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보증이라는 단어와 갚아야할 돈이 4억을 웃돈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전 아저씨가 분명 도망가거나, 아니면 예전처럼 엔조이만을 목적으로 가게를 방문할 것이라고 상각 했기 때문입니다. 결코 진지한 목적으로 2호 누나에게 더 접근 하진 않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았습니다.
근데, 그녀를 앞장세워서 그동안 모은 재산을 나누어 빛을 갚고, 자기와 같이 가자고 다시 고백 했답니다. 그 이후로 그 누나는 아저씨랑 가게에 다시 오지도 않았대요. 올 이유가 없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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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누나야 희극으로 끝났으니 상관없다만 여기 남겨진 사람들은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죠?
이후 카운터는 제가 계속 맡게 되었고 태연 닮으신 누나는 선수로도 일하게됨.
"누나 요즘 담배 너무 많이 피우시는 거 같아요"
"그럼 @@도 피면 되잖아 "
"에이.."
무슨 줄담배를 그렇게 피워대시는지 허허 .. 증기기관차가 따로 없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선수 한명 다시 영입할때까지 스트레스받았겠죠 뭐..
포주나 창부나 그게 그거라고 다들 생각 하시겠지만 누나는 직접 몸을 섞는건 또 싫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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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화류계 여성분들이 2호 누나한테 일어난 것 처럼 이런 꿈 같은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거라고 믿으시던데, ... 글쎄요, 누구에게나 행운은 찾아오는 것이니 전 불가능이라고 못 박지는 못하겠네요. 하지만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라고 조언은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허심탄회한 바램입니다.
돈이 뭔지, 세상 웃고 우는 것도 돈을 내야만 알 것 같습니다..
4. 한 달 뒤에 공사 끝나고, 벽에 타일 바르기 마무리 작업중이니 다시 내려오랍니다. 그날이 내 생애 가장 맛있는 중국집 배달 음식을 먹은 날 이었습니다.
ㅗㅜㅑ 컨트리 클럽 같이 낭낭한 분위기였던 가게가 홍댗불이 들이 모여드는 클럽처럼 삐까번쩍 해졌습니다. 대머리 자식.. 돈깨나 썼을 거 같던데, 저 구두쇠가 대체 뭔 바람이 들어서 그랬는지는 모릅니다.
"아저씨 저 왔어요"
"넌 왜 갈 때보다 어째 더 마른거 같냐? 그정도로 살빠질때까지 해댔어?"
"밥을 못 먹어서요"
"?"
"..마트도 멀어서 요리도 자주 못했어요"
"지금도 그럼 배고프냐? 있어봐 그럼. 짱개 한젓가락 먹자"
"전 탕수육도 사주세요"
"이ㅅ발놈 봐라? 깐풍기도 사줄게 많이 처먹어라"
ㅋㅋㅋ 케로로빵 지하철 계단에 앉아서 먹어본 적은 있어도 짜장면 탕수육 깐풍기를 길바닥에 차려놓고 먹은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가게 안은 아직 시멘트 냄새가 좀 나서 내일중에야 들어갈 수 있다네요. 안에서 먹으면 음식맛 망치니까 바닥에서 처먹고 먹기 싫음 돈 다시줄테니 옆에 호프 집에 가서 닭이나 한마리 뜯으랍니다.
걍 배달온 음식 먹었습니다.
가게 문앞 길바닥에서 .. 사람들이 저 ㅅ끼들 뭐야? 라고 쳐다보며 지나가도 그냥 서로 낄낄웃으며 자리잡았어요ㅋㅋ
처음 먹을 때는 그냥 거지같이 먹어도 맛만 좋아서 깔깔 웃었었는데, 먹다보니 초등학교3학년때 외할아버지가 저 동해안 으로 방파제 낚시 놀러가서 점심으로 짜장면 반그릇씩 같이 먹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테트라포트에 걸터 앉아서 한 젓가락으로 같이 먹었었는데.. 그때의 아련한 맛이 다시 나는 것 같아서 먹다가 울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살면서 짜장면이란 걸 어릴때 한 번, 지금 두 번. 딱 이렇게 두 번밖에 못 먹어봤더라구요. 이걸 먹는 와중에 알아차렸습니다.
외할아버지는 저 초등학교 졸업식날 저보러 오시던 길에 뺑소니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옛 생각 나면서 훌쩍거리니 대머리가 뒤통수 씨게 박더라구요.
"야 밥맛떨어져 짜지마"
"ㅜㅜㅜㅜㅜ"
"왜, 누나 보고 싶어서 우는 거냐?"
"ㅋㅋ아뇨ㅠㅠㅜㅜ"
"알아 ㅅ발 존나 맛있지? 차마 눈물 없인 맛 볼 수 없는 짱깨맛이야 이게 ㅅ발 쩝쩝쩝쩝 높으신 으르신들은 절대 몰라 이게 존ㄴ맛있다는걸 ㅋㅋ아 내가 요리사 였으면 짱깨로 벌써 호텔에서 칼춤 추고 있는 거였는데ㅋㅋㅋ짭짭짭쩝쩝"
"ㅜㅜ 맛있네요"
깐풍기.. 남들이 먹고 그릇 내다논거에 양념정도는 몇번 찍어먹어 봤었는데... 실체는 그렇게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맛인 줄 몰랐습니다. 양파랑 같이 먹으니 살짝 매콤한게 코도 조금 욱씬거리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ㅋㅋ우냐?"
"매워서요ㅠㅠㅠㅠㅠ"
"넵"
"넌 하는 짓이 다 ㅈ같은거 같아 "
"아저씨한테 배웠으니 그렇죠"
"말하는 싸가지도 ㅈ같고 인정머리도 없고. 널 어떻게 해야 좋으냐?"
"ㅋㅋㅋㅋㅋ훌쩍. 아저씨한테서 일 배울게요 히히"
"그래? 후회할텐데. 내가 무슨 일 하는 지는 알고?"
"배 나온 꼰대 아니예요? 탈모에, 맨날 욕만 하고 ㅋㅋㅋㅋ"
"ㅆ발 ㅈ같은 놈ㅋㅋㅋㅋㅋ 오냐 넌 내가 골수까지 빨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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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서부터 군입대전까지 온갖 술집이란 술집은 다 다녀보게 되었습니다. 추천장은 대머리가 써줬고 직장을 옮길때마다 제가 맡는 일도 다 달랐습니다. 가장 밑바닥 일.. 쓰레기통 비우거나 화장실 청소, 그리고 회계일까지도 옆에서 보고 경험해봤죠.
아, 하지만 제가 받는 월급의 67%는 대머리가 인건소개비, 직업소개비를 명목으로 매달마다 싹싹 가져갔습니다.
???: 역시 노예야, 성능 확실하구만 wwwwww
???: 이봐, 그렇게 노려보지 말라구.. 너도 사실 이렇게 굴려지고 싶어 했잖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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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닥에서 장사를 많이 한 사람 일 수록 타 지점장과 안면을 틀었을 확률이 매우 높아요. 서로 간에 양보하면서 상권 지키는 곳도 많고 익명도 타협하에 나누거나 몰아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조합 식구가 운영하는 어느 한 가게가 망하면 다른 경쟁 조합 출신들이 그 지역을 먹거나, 기 싸움 하러 견제 들어오거든요. 균형이 깨지는걸 가장 골칫거리로 생각하고 변화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친목질마냥 파를 서로 갈라붙어먹습니다. 대머리는 한 지역 식구 중에서도 잔뼈가 나름 굵은 돼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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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입대전날, 제 통장에 왠 목돈이 입금 되었길래 봤더니, 대머리가 군복무중 용돈으로 쓰고 남은 돈은 제가 관심있어했던 와인에대해 진지하게 공부해보고 싶으면 WSET- wine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라고 문자 보냈었네요. 그 돈은 제가 꼬박꼬박 상납해왔던 돈들이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었으면 분명 다 써버렸을 거라네요.. 아닌뎅.. 나도 없는 돈 쪼개서 계속 저축해왔었는데..ㅜ
대머리 말듣고, 현재까진 level 3단계 자격시험까지 97% 성적으로 통과했습니다. 프룯홈 비어 Certificate도 level3까지 끝냈고.. wset-spirits도 해보고 싶긴 한데, 증류주는 영 망설여지네요. 결국 하긴 할거지만
제가 유일하게 자신있었던 과목이 영어였던지라, 영어로 과목 수업 듣는건 할 만 하더군요. (Wset - wine and spirits education trust는 영국에서 국제적으로 운영하는 단체이며 4단계까지 획득하신 분부터 소믈리에로 진로를 잡느냐, 대학교에서 추가 수업을 들어 와인 마스터 과정까지 이르느냐, 로 갈립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찾아보세요 재밌습니다. 다만 레벨이 오를 수록 수강료가 비쌉니다.)
자랑할건 아니지만 예전부터 마블덕후였습니다ㅋㅋㅋ..영화랑 코믹북 계속 읽다보니 어느날 부터 귀에 들어오는것과 눈에들어오는게 많아지더군요. 학창시절때도 타과목은 늘 죽쒀도 영어만큼은 교과서 지문안외워도 시험잘만 봤습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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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언젠간은 호텔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바텐더같은 직업으로 일해보고 싶네요. Beverage manager도 되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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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제 인생 얘기만 하게 되부렀군요...!
클릭해주신 분들께 압도적.. 압도적 감사...!
다음엔 더 밝은 내용으로 찾아뵙죠. 양지 음지를 불문하고 재밌고 재치 넘쳤던 일꾼들도 많았습니다.
끝으로 사람은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갈 수록 정말 성격이 180도 바뀌는 분들도 많습니다. 모두 자신의 주량을 예의주시하고 조심히 마셔서 서로 얼굴 붉힐일 최대한 줄이도록 합시다...!
금요일이네요. 또 이 한 몸 불살라 봅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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