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누나의 2화
쾌감의 맛을 알려준 S누나는 그해 방학이 끝나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게 되면서 학원을 잠시 그만두게 되었다.
만화영화를 보다가 후르츠 펀치를 한 모금씩 마시면서 떠올려 보는 S누나의 실루엣이 점점 희미해져 갈 무렵,
나는 중학교에 입학했다.
S누나의 영향인지 성에 대한 호기심에 붙었던 도화선의 불씨는 어느 순간 내 마음속 한쪽에 불꽃이 되어 자리 잡은 것 같았다.
중학교 1학년 기간은 자전거를 타거나 공을 차면 불꽃이 잠시나마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다가도 같은 학교 선배 누나들이 짧게 줄인 치마를 입고 지나가는 걸 보고 있자면 걸음걸이가 어색해지는 시절이었다.
중학교 2학년으로 진학하고 늦잠을 잔 어느 날, 평소에는 정문으로 등교했지만
'지금 아무리 빨리 가도 지각인데.. 학교 후문으로 들어가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5분 정도 돌아가야 하는 학교 후문 쪽을 향해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후문으로 돌아가는 길, 하얀 피부에 무릎 위를 살짝 덮는 치마를 입은 여학생이 앞에 걸어가고 있었다.
불꽃이 피어올랐다.
주변 공터에 자란 아카시아 때문이었을까?
스치지도 않았지만, 여학생을 지나치는 순간 어느 노래 가사처럼 어디선가 보랏빛 향기가 났다.
속력을 줄이고 페달에서 한쪽 발을 내린 뒤 돌아보자 어여쁜 눈망울을 가진 여학생이 나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늦었는데 자전거 같이 타고 갈래요?"
불꽃이 점점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와 나 사이의 어색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대답을 기다렸다.
눈망울은 내 이름표 쪽을 보는 듯하더니 잠시 후 도톰한 입술이 서서히 움직였다.
"괜찮은데.. 늦었는데 그냥 같이 걸어갈래?"
돌아오는 반말에 잠시 주춤했지만, 이름표 색을 보니 3학년이었다.
S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우윳빛 피부의 그녀는 하얀색 캔버스화를 신고 사슴처럼 사뿐사뿐 내 옆에서 걸었다.
자전거를 끌며 그녀의 걸음걸이에 맞춰 후문에 다다를 때였다.
"지금이 몇 신데 남녀학생 둘이 사이좋게 걸어 들어오고 있냐!" 학생주임 선생님께서 우리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인연을 계기로 나의 등굣길은 보랏빛 향기로 물들어 갔다.
P누나라고 부르게 된 그녀는 S누나에 대한 동경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 주었고, 언제부턴가는 하교길도 P누나와 함께했다.
더 이상 후르츠 펀치를 마시지 않아도 되었다.
운동회가 열리기 전날 등굣길, P누나와 운동회가 끝나면 교복으로 갈아입고 3학년 복도 끝에서 만나서 코인 노래방을 가기로 약속했다.
전교 학생들의 열띤 응원과 함성에 날 더운 줄 모르고 하루는 금방 지나갔고
복도 끝 계단에 걸터앉아서 발갛게 물든 운동장을 바라보며 얼마나 기다렸을까..
교복으로 갈아입은 P누나가 내 옆에 다가와 앉았다.
"무슨생각해?" 라는 물음에 나는 잠자코 있다가
"누나가 노래부르는 모습"
P누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내 마음속 불꽃도 누나 얼굴처럼 붉게 물드는 것 같았다.
운동회가 끝나고 다리가 아파 처음으로 자전거를 태워달라는 누나의 요청에 누나를 뒤에 태운 채로 코인노래방에 도착했다.
내가 이런 곳에 한 번도 안 와보았다고 하니까 P누나는 아무 말 없이 선곡하더니 마이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마주 보고 서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만을 위해 들려주는 감미로운 P누나의 노래를 감상하는데
땀 내음과 섞여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누나의 보랏빛 향기에 마음쏙 불꽃이 일었다.
내가 노래 부를 차례가 되었지만, 자리에서 일어서기 곤란해진 나는 운동회 핑계를 대며 자리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내가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기를 내심 기대한 것으로 보이던 누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지만 이내 인상을 펴고 내 옆에 풀썩 앉았는데..
코인 노래방 부스가 구조상 좁기도 하고 갑자기 내 옆에 앉은 P누나의 어깨부터 팔다리까지 내 신체에 닿는 상황이 되었고
마음 속 불꽃은 스파크를 튀기며 불길이 되어 심장에 닿아 끓어오르는 듯한 피를 미친듯이 내 하체로 펌프질했다.
P누나는 공간이 좁아서 그런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그 이후에도 계속 마이크를 향해 손을 뻗거나 노래방 선곡 기기를 집으면서 내 허벅지를 슬쩍 터치하기도 했고, 내가 앉아서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뒤척이다가도 내 손이나 팔꿈치가 누나 신체에 닿고는 했다.
그러다 문득 살짝 드러난 치마 사이로 누나 허벅지에 내 손등이 닿았는데 엄청 보드라워서 놀라는 한편 이미 내 교복 바지는 눈에 띌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목청을 높여가며 30여분 정도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누나가 갑자기 나에게 어깨동무를 했고 나는 그대로 마이크에서 입을 떼고 고개를 돌려 P누나를 바라봤다.
어깨동무한 누나의 오른손은 내 오른쪽 뺨과 입술을 오가며 만지작 거렸고 나는 왼쪽 등허리에서 누나의 말캉한 신체부위를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었다.
평소에는 동그랗던 눈망울이 반쯤 접혀 나를 그윽하게 바라봤고 누나의 입술이 점점 나에게 다가왔다.
나도 눈을 슬그머니 감으며 누나와 입맞춤을 했다.
붉게 타오르던 불길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운동회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는지 그날따라 팬티가 축축한 것 같았다..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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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2.12.27 | 누나누나의 프롤로그 (1) |
2 | 2022.12.27 | 누나누나의 1화 (1) |
3 | 2022.12.28 | 현재글 누나누나의 2화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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