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업) 어느 디그레이더의 추억 1부_01-05
몇 달 전 올렸던 글을 재업하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정보를 수정하고 싶어서 잠시 내린 것이었는데, 마침 새로운 파트너가 생겨 그냥 잊고 지냈네요.
그냥 변태 성향을 가진 중년 남자의 지나가버린 가장 화려(?!)했던 시절의 이야기 혹은 상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코시국에 파트너가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냥 끄적여본 추억 글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했고, 저도 처음해보는 글쓰기(?!)에 재미와 흥분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3부를 적다가 연재를 끊었던 기억인데, 이후 이야기도 상황을 봐서 틈틈이 올려보겠습니다.
사업에, 파트너와의 플레이에 공사가 다망해 어찌될지는 모르겠네요.
불편하신 분들이 있으면 언제든 연재는 중단하겠습니다.
이글을 계기로 R과는 예전보다 더 자주 소통하고 있습니다.
시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R과는 그저 전 파트너 겸, 술친구로 지내고 있고 관계는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제 글의 1호 독자라고 해야 맞겠네요.
글을 올리지 않는 와중에도 밤킹 썰은 간간히 즐겁게 눈팅했답니다.
항상 재밌는 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댓글에는 항상 기운이 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01. 첫 단추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됬다만, 당시 나는 막 개원한 학원의 다소 젊은 나이를 가진 원장이었다.
당시에는 성향이 정상적이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일반적인(?!) 연애 생활 없이 일만하고 살았다.
작은 동네 입시 학원이었지만, 다행히 입소문이 잘 나서 강사를 모집해야 하는 때가 왔다.
어린 원장이다 보니 나이 많은 강사는 부담스러웠고, 대학 졸업 후 2-3년 경력이 있는 강사를 뽑고 싶었다.
성별은 오히려 같이 술이나 마셔줄 싹싹한 남동생(?!) 같은 사람이 왔으면 했었다.
오히려 여강사는 골치아플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일과 사생활을 철저하게 구분하고 싶었다.
그리고 많은 면접 끝에 R을 만났다.
명문대는 아니지만 인서울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학원 강사일을 시작한 20대 중반 여강사였다.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매력있는 외모였다.
작고 마른 체구였는데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좋은 강의력과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그렇게 R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02. 1년간의 침묵, 뜻밖의 작은 발견
R과 함께 일을 시작하고 1년간 어떤 일도 없었다.
물론 1년이란 시간동안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까지 가까워지긴 했지만, 사적인 영역은 서로 터치하지 않았고 학원 밖 다른 공간에서 식사를 하지도 만나지도 않았다.
R은 오랜 시간 만나온 남자친구가 있기도 했고, 나도 당시엔 워낙 바쁘게 일했다.
성실하게 일해 주는 R이 고마워서 월급 잘 챙겨주는 것으로 보답했고, 마찰 없는 이상적인 상사와 직원으로 지냈다.
그러던 어느 11월 초겨울이었다.
R이 퇴근한 후 나는 여느 때처럼 새벽에 혼자 남아 일하던 중이었다.
R이 수업하는 불 꺼진 교실에서 한 줄기 빛이 흘러나왔다.
R의 PC가 정상종료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날따라 약속이 있는지 급히 퇴근하는 모양새이긴 했다.
교실로 들어가 화면을 보아하니 수업자료가 몇 개 열려 있었다.
저장버튼을 누르고 PC를 종료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래야 했다.
하지만 나는 열려있는 인터넷창을 보고 말았다.
지금이야 흔해졌지만, 당시엔 얼리어답터들이나 사용했던 클라우드 폴더가 눈에 띄었다.
R의 휴대폰 사진첩이 동기화 되어있었고, 죄책감보다는 호기심이 앞섰다.
20대 여자애 사진첩에는 예나 지금이나 예쁜 음식, 까페 사진 등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곧 몇 장의 속옷만 입은 R의 사진을 발견했다.
'매일 보던 R은 이런 몸이구나'하는 생각에 미치자 야동과는 다른 색다른 쾌감이 느껴졌다.
평소 캐쥬얼하게 옷을 입어 몰랐는데, 생각보다 마르고 하얀몸을 가지고 있었고 가슴은 꽉 찬 A컵?
하지만 정작 나를 가장 자극했던 것은 다른 것이었다.
03. R의 비밀
그건 섹스노트를 적는 어플과 SM야설 스크린샷이었다.
당시에는 이걸 도대체 왜 스크린샷 했는지 몰랐다.
R은 수업을 할 때는 에너지가 넘쳤지만, 항상 내게는 깍듯했고 수줍음이 많았기에 의외였다.
남차친구와 섹스는 2주에 한 번 꼴로 하는 듯 했고, SM적 성향은 혼자만 앓고 있기에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 같았다.
SM적 성향외에도 오르가즘에 대해 긴가민가하면서 감질나하는 상태라는 점, 항상 콘돔을 착용한다는 점, 섭 성향이 강하다는 점 등이 눈에 띄었다.
"ㅇㅇ이와 사랑을 나누면서 다른 남자에게 겁탈당하는 상상을 하면 나는 미친년인가...?" 같은 내용의 일기와 꽤나 수위가 높은 야설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굴복하는 순간들의 캡쳐사진들은 R을 내 전용 장난감으로 만드는 상상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파일을 복사해둘까 하는 고민을 잠시 했지만, 흔적이 남을까 싶어 속옷 사진, 몇 장의 스샷만 모니터에 띄운 상태로 촬영하고 컴퓨터를 껐다.
부하직원(?!)의 은밀한 사생활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날 밤은 흥분이 가시질 않았다.
04. 마지막 3개월 그리고 새로운 시작
다음날이 되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OO쌤. 어제 클라우드 기록보니 SM성향자이던데 저랑 파트너나 하시죠?"라고 말 할 미친놈은 아니었기에...
다만, 노예가 된 R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모니터 화면을 찍은 사진을 쳐다보며 자위하는 일이 점점 늘어갔다는 것이 이전과의 차이점이었다.
마침 나도 간간히 만나던 플레이 파트너가 지방으로 이사를 간통에 SM적 욕구가 점점 쌓이고 있었다.
그렇게 3달이 지나고, 긴 겨울도 끝나갈 무렵이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근한 R이 노크하며, 원장실에 들어왔다.
"원장쌤...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평소와는 다른 우물쭈물한 목소리
"네? 말씀하세요^^"
"저...이런 말씀 드려서 정말 죄송한데...제가 월급을.... 가불 좀 받을 수 있을까요..."
R의 평소 성품을 고려해보면 절대 쉽게 이런 말을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불이 아니라 그냥 돈을 500빌려달란 소리였다.
매달 월급에서 100씩 차감해서 갚아나가겠단 말과 함께.
"어...근데....무슨 일 있어요?"
05. 거래1
나는 우물쭈물 거리는 R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500은 어렵지 않은데... 이런 경우 대부분 500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이 많아요. 그래도 1년 넘게 일했는데, 무슨 일인지 물어보면 좀 실례인가?"
망설임 끝에 R은 떨리는 목소리로 집안 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 적긴 조심스럽지만 집안 사정이 심각하게 돌아가서, 자기가 2000만원을 구하는 중이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근데 고작 500으로 뭘 하려고요?"
"...나머지는 제가 어찌됐든 해봐야죠..."
정적...
"죄송합니다...무리한 부탁이라고 생각했어요. 괜찮아요..." 하고 일어서려는 R에게 말했다.
당시 어떻게 그렇게 빨리 머리가 돌아갔는지, 아니 왜 그런 용기를 냈는지 지금도 미스터리다.
"500은 지금 바로 입금해줄 수 있어요. 갚고 싶은 방식대로 갚아요. 갚기만 하면 되지 뭘... 그 정도는 믿어요."
"원장님.....감사합니다..."
이후 매일 같이 수없이 들었던, 하지만 당시에는 전혀 의미가 달랐던 인사.
"근데...음...."
"네...?"
"OO쌤... 어... 지금부터 제가하는 말 오해 말고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그 2000 제가 그냥 갚아드리는 대신, 6개월 동안 제 꺼 하실 생각은 없나요?"
"네....?!"
당황한 R의 목소리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음.....죄송해요...말이 나왔으니 솔직히 말씀드릴께요... 사실 꽤 오래전에 OO쌤 클라우드를 우연히 봤어요. 정말 우연이었어요. 성향이 맞으면 6개월 동안 스폰이라 생각하고 지내면 어떨까 해서요."
이쯤에서 좆됐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경찰서 가야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R도 머리가 멘탈이 깨진 건 똑같아 보였다.
수습을 해야 했다.
"미안해요... 못들은 걸로 해줘요...500은..."
R이 내말을 끊고 말했다.
"...무슨 성향요?"
궁금한걸까, 빡친걸까...말투로는 짐작이 되지 않았다...
"6개월, 2000에 내가 OO쌤 주인인걸로"
다시 정적...
'좆됬다. 강사 새로 뽑는 건 당연하고 경찰서만 가지 말자.' 라고 생각는 다시 들면서 아까 하던 수습을 이어나갔다.
"못들은 걸로 해줘요...500은 내일 아침까지 입금해줄께요. OO쌤 편한 방식으로 갚아요. 정말 미안하고 앞으로 일하는데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죠. 우리 둘 다. 일어나보셔도 되요"
하지만 R은 미끼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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